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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제르바이잔, 세계 최초로 드론(drone) 활용해 전쟁 승리한 나라 : 제2차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
    잡동사니 2022. 2. 1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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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제르바이잔 국기

     

     

    드론으로 전면전 승리

     

     

    아제르바이잔은 코카서스 산맥(Caucasus Mountains) 남쪽에 위치한 국가다. 정식 국명은 아제르바이잔공화국(Azerbaijani Republic)이며, 면적은 8만 6,600㎢다. 카스피해(Caspian Sea)를 바다로 보아 아제르바이잔도 영해와 배타적경제수역(EEZ)을 갖는 연해국(緣海國)이지만, 카스피해가 육지에 갇힌 내해(內海)이므로 사실상 내륙국이나 다름없다. 수도(首都) 바쿠(Baku)는 인구가 223만 명(2016년)으로 카스피해 연안에서 가장 발달한 항구 도시다.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Baku). 인구 223만 명으로 코카서스 지역에서 가장 발달한 도시다.

     

     

    아제르바이잔은 러시아 제국이 1918년 붕괴한 후 독립국이 되었으나, 2년 만에 소련에 병합(倂合)되었다. 그리고, 1936년에 소련 연방 구성국(constituent)이 되었다. 소련 붕괴가 임박하던 1989년 9월 23일 주권을 보유함을 선언하고, 1991년 8월 30일에 마침내 공식적으로 독립할 수 있었다.

     

     

    아제르바이잔 행정 지도

     

     

    풍부한 석유 자원은 경제 성장 밑거름

     

     

    아제르바이잔은 풍부한 석유·천연가스 자원 덕분에 2010년까지 빠른 경제 성장을 달성했다. 1901년부터 바쿠에서 석유가 생산되었고, 당시 세계 원유 생산량 절반에 달하는 1,140억 톤(t)의 석유를 생산한 바 있다. 아제르바이잔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3년 7,875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당시 주변국인 조지아(4,623달러), 아르메니아(3,838달러)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였다. 그러나, 2014년부터 국제 유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아제르바이잔의 1인당 GDP도 2016년 3,880달러로 수직 낙하했다.

     

     

    2020년 기준 아제르바이잔의 1인당 GDP는 4,214달러로 이제는 아르메니아·조지아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있다. 하지만, 아제르바이잔 인구가 1,011만 명(2020년)으로 아르메니아(296만 명)·조지아(371만 명)보다 많아, 아제르바이잔의 경제 규모는 여전히 코카서스 3국 중에서 가장 크다.

     

     

     

    아르메니아보다 세 배 이상 많은 국방비 지출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국방력 증강에 심혈을 기울였다. 2021년 기준 아제르바이잔의 국방비 지출액은 21억 7,300만 달러(한화 약 2조 1,730억 원)이다. 이는 나고르노카라바흐(Nagorno-Karabakh)를 놓고 전쟁을 벌였던 앙숙(怏宿) 아르메니아의 국방비 지출액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그리고, 양국 간의 양병(養兵) 격차는 전장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제2차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 결과 변경된 휴전선. 오렌지 색으로 표시된 아르메니아 측 점령 지역이 크게 축소됐다.

     

     

    실력 키워 실지 회복을 위한 무력 호소에 나서

     

     

    2020년 9월 27일 아제르바이잔의 선공(先攻)으로 제2차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이 발발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 영토 안에 있는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분리영토(enclave)다. 국제법상 아제르바이잔 영토의 일부이지만, 이 지역 주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아르메니아인들이 점령한 상태였다.

     

     

    1988년 발발한 제1차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1988~1994) 전쟁에서 아르메니아가 승리함에 따라, 아르메니아의 괴뢰국가나 다름없는 아르차흐 공화국(Republic of Artsakh)이 나고르노카라바흐를 차지했다. 그리고 아르메니아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주변의 아제르바이잔 영토까지 추가 점령했다. 그 결과 아제르바이잔은 국토 면적 7분의 1에 달하는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하게 됐다.

     

     

    국제사회는 불법적인 국경 변경을 야기한 아르차흐 공화국을 국가로서 승인하지 않았고,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아르메니아에 나고르노카라바흐의 반환을 줄곧 요구했다. 2019년 3월에는 일함 알리예프(Ilham Aliyev)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니콜 파시냔(Nikol Pashinyan) 아르메니아 총리와의 회담이 성사되면서 분쟁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드높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양국 간 외교적 협상은 결렬되었고, 결국 그동안 실력을 키운 아제르바이잔이 무력에 호소하고야 말았다.

     

     

    터키제 TB2 드론

     

     

    전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된 드론

     

     

    개전 초기 아제르바이잔군은 아르메니아와 아르차흐 공화국(Republic of Artsakh)군의 대전차 유도 미사일과 포격에 아군(我軍)의 기갑 부대가 큰 손실을 당하여 고전했다. 그러나, 아제르바이잔군은 드론(drone)을 적절하게 활용해 전세를 뒤집고,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대부분을 탈환한다는 전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아제르바이잔군은 터키제 TB2 드론과 이스라엘제 하롭(IAI Harop) 드론을 전장에 띄워 아르메니아 군의 방공 포대 24곳을 무력화하고, 아군(我軍)의 기갑 부대를 괴롭혔던 다수의 포대(砲隊)를 무력화하는 데 성공했다.

     

     

    터키의 방산업체 바이락타르(Bayraktar)가 제조한 TB2는 날개폭(wingspan) 12m이며, 한번 이륙하면 최대 24시간 동안 비행하면서 원격 조종을 통해 폭탄을 투하하거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반면, 이스라엘 항공산업(IAI, Israel Aerospace Industries)이 개발한 하롭은 TB2보다 크기가 더 작고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갖췄다. 특히, 하롭은 자율 비행하면서 적(敵)의 레이더에 자살 공격을 가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이스라엘제 하롭(Harop) 드론. 적 목표물에 자살 공격을 가하는 배회형 병기(loitering munition)의 일종이다

     

     

     

    동맹국 터키의 지원

     

     

    게다가, 일각에서는 아제르바이잔의 동맹국 터키가 레이더 위치를 포착하는 정찰기(radar-spotting spy plane)를 보내 도왔던 것으로 보고 있다. 터키 방산업체 아셀산(Aselsan)이 제작한 지상 기반 이동형 전자전 시스템 KORAL은 시리아 이들리브(Idlib)에서도 터키군이 적의 레이더를 탐지하고 전파방해(jamming)를 일으켜, 대전차 드론의 작전 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한 바 있다.

     

     

    이처럼 네트워크에 기반한 최신 군사 기술들이 동원되어 제공권을 장악할 수 있었던 아제르바이잔군이 2020년 11월 8일 나고르노카라바흐 제2 도시인 슈샤(Shusha)를 장악하고, 아르차흐 공화국의 수도(首都)인 스테파나케르트(Stepanakert)를 불과 15㎞ 거리에서 바라보게 되자, 아르메니아 정부는 사실상 전쟁 패배를 인정하고 불리한 입장에서 휴전 협정에 다시 임하게 된다. 러시아의 중재로 양측은 휴전 협상에 임했다.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4분의 3을 회복하고, 제1차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 당시 아르메니아에 빼앗겼던 영토도 수복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 영토를 통과하여 자국의 분리영토인 나흐츠반 자치공화국(Naxçıvan Muxtar Respublikası)과 무해(無害) 통행할 권리도 받아냈다. 다만,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인들이 지배하고 있는 나고르노카라바흐의 나머지 지역을 아르메니아 본토와 연결하는 ‘라친 회랑(Lachin corridor)’을 러시아 평화유지군 통제하에 두기로 합의했다.

     

     


    최초 작성: 2022년 2월 11일

    최종 수정: 2022년 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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