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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르키나파소, 쿠데타 8번 넘게 일어난 서아프리카 '청렴한 인민'의 땅 : 부르키나파소 간추린 현대사
    잡동사니 2022. 1. 2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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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르키나파소 국기

     

     

    반복되는 부르키나파소 쿠데타

     

     

    2022년 1월 24일 부르키나파소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다. 카데르 우에드라오고(Kader Ouedraogo) 대위는 국영 TV 방송에서 “국가 안보·방위 병력을 총 규합한 ‘수호와 회복을 위한 애국 운동’(MPSR, Mouvement patriotique pour la sauvegarde et la restauration)이 로크 카보레(Roch Marc Christian Kaboré) 대통령을 축출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군부는 새 질서가 회복될 때까지 헌정(憲政)을 정지한다고 밝히고, 의회를 해산하고 전국에 통금을 선포했다. 수도 와가두구에서는 (Ouagadougou) 군부가 질서와 안정을 되찾아 주기를 기대하면서, 군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쿠데타 찬성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인구 2,100만 명의 부르키나파소에는 지하디스트들의 준동으로 150만 명 이상의 국내 실향민이 발생하고 있다.

     

     

    부르키나파소 행정 지도. 부르키나파소 면적은 24만 4,200㎢로 한반도의 1.2배다.

     

     

     

    지하디스트 준동으로 실향민만 150만 명

     

     

    사헬(Sahel) 지역에서 지하디스트들의 위협이 급증하면서 난민이 대거 발생하고, 난민들이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유입되어 국제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2014년 8월부터 사헬 지역에서 대테러 군사작전 바르칸 작전(Operation Barkhane)을 주도하고 있다. 2017년에는 차드·말리·모리타니·니제르·부르키나파소가 사헬 5개국 합동군(G5 Sahel)을 창설해 프랑스(병력 5,100명)와 함께 국경을 넘나드는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2018년 이후 부르키나파소에서만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 수는 7,000여 명이 넘는다. 식량 부족으로 굶주림에 허덕이는 국민은 300만 명이 넘는다. 2020년 기준 부르키나파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830달러에 불과하다.

     

     

    프랑스 육사 출신 영관 장교가 쿠데타 주도

     

    이번 쿠데타의 주동자는 올해 나이 41세인 -앙리-상다오고 다미바(Paul-Henri Sandaogo Damiba) 중령이다. 그는 파리 육군사관학교(EdG, Ecole de guerre)를 졸업했으며, 파리 국립예술산업대학(Cnam, Conservatoire National des Arts et Metiers)에서 범죄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학구파 장교다. 지하디스트들과의 격전이 벌어지는 부르키나파소 북부 와이구야(Ouahigouya)에서 대테러 작전을 지휘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2021년 12월 부르키나파소 육군 제3 지역 사령관으로 임명된 바 있다.

     

     

     

    카보레 대통령, 치안 확보 실패로 신망 잃어

     

     

    로크 카보레 대통령은 27년간 장기집권했던 블레즈 콩파오레(Blaise Compaoré; 1987~2014) 전 대통령이 사임한 후 정치적 혼란 속에 치러졌던 2015년 11월 29일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다. 그리고, 2020년 11월 22일 열린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카보레 대통령은 갈수록 과격해지는 지하디스트들을 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다.

     

     

    특히, 전장에서 테러리스트와 싸우는 군인들은 병력뿐만 아니라 식량과 물자가 부족하다며 정부에 자주 불만을 나타냈다. 부대 간 작전 공조도 잘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2021년 11월 이나타(Inata)에서 지하디스트들의 공격을 받은 부르키나파소 경찰 53명이 전사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반정부 여론이 다시 들끓었다.

     

     

    이에, 카보레 대통령은 2021년 12월 8일 크리스토프 조제프 다비레(Christophe Joseph Dabiré) 총리의 사임을 수리하고, 개각을 단행했다. 민간인 국방부 장관을 경질하고 그 자리에 군 장성을 앉히고 군 수뇌부를 교체하는 등 군의 대테러 대응력을 높여 질서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려 했다. 하지만, 쿠데타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 데엔 역부족이었다.

     

     

     

    기니, 말리에 이어 서아프리카에서 연쇄적 쿠데타

     

    2020년 8월과 2021년 5월 말리에서 쿠데타가 발생했고, 2021년 9월 기니에서도 쿠데타가 일어나는 등 서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이 연이어 극심한 정정 불안을 겪고 있다. 1990년 이후 지금까지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Economic Community of West African States) 회원국에서 모두 20차례 쿠데타가 발생한 바 있다. 2022년 1월 28일 ECOWAS는 특별총회를 열어 부르키나파소 군부를 비난하고, 부르키나파소의 회원 자격 정지를 결의했다.

     

     

     

    독립 후 8차례 쿠데타 겪은 부르키나파소

     

     

    부르키나파소가 1958년 12월 11일 프랑스 식민지 시절 명칭인 상부 볼타 공화국(Republic of Upper Volta)이라는 이름으로 국가 수립을 선포한 이후 지금까지 여덟 차례의 쿠데타가 일어났다.

     

     

    부르키나파소는 1960년 8월 5일 프랑스로부터 정식 독립했다. 독립 당시 제정된 헌법은 5년 임기의 대통령 중심제를 규정했으나, 수시로 발생하는 쿠데타로 정권이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교체되는 일이 잦았다. 1966년 상굴레 라미자나(Sangoulé Lamizana) 중령이 쿠데타에 성공하며 첫 단추를 끼었다. 그러나, 그도 1980년 11월 자신에 반대하는 쿠데타로 권력을 빼앗겼다.

     

     

    1983년 8월 4일 군대 내 급진주의 세력이 다시 쿠데타를 일으켜 국가혁명위원회(CNR, National Revolutionary Council)를 수립하고 토마스 상카라(Thomas Sankara) 대위를 국가원수로 세웠다. 상카라 대통령은 부정부패 일소를 내세우며 국명을 ‘청렴한 인민의 땅'(Land of Incorruptible People)이라는 뜻을 지닌 부르키나파소(Burkina Faso)로 개칭하며 새 국가 건설을 선언한다.

     

     

    그러나, 정권의 유통기한은 그리 길지 않았다. 곧 권력이 소수의 군 장교들에게 집중됐고, 상카라 정권에 대한 국민의 반발도 심해졌다, 1987년 10월 15일 블레즈 콩파오레 대위, 장-밥티스트 부카리 렝가니(Jean-Baptiste Boukari Lingani) 소령, 앙리 종고(Henri Zongo) 대위가 주축이 된 반란군에 의해 상카라 정권이 무너졌다. 이윽고 콩파오레는 함께 쿠데타를 일으켰던 동지들을 숙청하여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고, 1991년 새 헌법이 공포된 뒤 야당의 기권 속에 치러진 선거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코트디부아르 내전으로 물가 상승

     

     

    콩파오레는 1998년, 2005년, 2010년 재선에 성공했는데, 그의 권력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우선, 2002년 이웃국인 코트디부아르에서 내전이 발생했는데, 그 경제적 여파는 부르키나파소에까지 미쳤다. 코트디부아르에서 일하던 부르키나파소 국민 수십만 명이 실업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코트디부아르의 정정 불안은 서아프리카 지역 전반에 걸쳐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트디부아르는 부르키나파소에 식량을 수출하는 주요 교역국이다. 2008년 부르키나파소에서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와 총파업이 발생한다.

     

     

    2011년 2월과 4월에는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 사용을 규탄하는 대학생 시위와 식품·생필품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여기에 군인까지 가세하자 콩파오레 정권은 쿠데타 냄새를 맡고 위기감을 느낀다. 군인과 공무원의 급여를 인상하고 물가 인하를 약속하면서 위기를 넘기는가 했지만, 콩파오레가 자신의 권력 연장을 꾀하려고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을 철폐하는 헌법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하자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게 된다. 반대 시위가 전국에서 발생했고, 정부는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하면서 시위를 억제하려 했으나 실패하여 결국 콩파오레가 2014년 10월 31일 사임하고 말았다.

     

     

    오노레 트라오레(Honoré Traoré) 육군참모총장이 권력을 장악했으나 군부 내 반대 세력에 의해서 곧 쫓겨났고, 군부는 엘리트 부대인 대통령 경호부대(RSP, Régiment de Sécurité Présidentielle) 지휘관이었던 이삭 지다(Isaac Zida) 중령을 임시 대통령 자리에 앉혔다. 민정 이양을 약속했던 군부는 11월 17일 외교관 출신인 미셸 카판도(Michel Kafando)를 임시 대통령으로 지명했고, 지다 중령은 총리로서 취임 선서를 한다. 그리고, 새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총선을 이듬해인 2015년 10월 11일에 열기로 합의했다.

     

     


    최초 작성: 2022년 1월 29일

    최종 수정: 2022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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