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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세계 최악의 물 부족 겪는 나라가 '해수 탈염 선진국' 이스라엘과 손잡는다잡동사니 2022. 1. 31. 08:20728x90반응형
요르단 국기 환경 안보로 확대되는 아랍-이스라엘 화해 협력
2021년 11월 요르단과 이스라엘 정부는 기후 변화가 양국의 환경 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위기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향후 5년 내로 요르단의 재생에너지 자원과 이스라엘의 수자원을 교환하기로 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또한,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는 요르단에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요르단은 연간 일조 일수가 300일가량이라 태양광 발전 잠재력이 매우 높다. UAE가 요르단에 설치하기로 한 태양광 발전소는 600메가와트(MW)의 전력을 생산하고 이를 매년 이스라엘에 1억 8,000만 달러(한화 약 2,165억 원)를 받고 수출하게 된다. 그리고, 발생하는 수익은 요르단과 UAE가 공유한다. 한편, 이스라엘 정부는 바닷물에서 염분을 제거해 담수를 얻어내는 해수 탈염을 통해 확보한 물 2억㎥를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는 요르단에 보낼 계획이다.
요르단은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물 부족 국가
압둘라 2세(Abdullah II) 요르단 국왕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물 부족에 시달리는 요르단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수자원의 안정적인 확보가 시급히 요구된다는 현실을 자각하고, 국내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의 협력을 밀어붙였다. 요르단 수자원부에 따르면, 요르단 국민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60.5리터(L)로 대한민국(282L)의 약 5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요르단 국토 면적은 남한보다 약간 작은 8만 9,342㎢이고, 인구도 1,484만 명(난민 수까지 합산)이라 인구 밀도가 그리 높은 나라는 아니다. 하지만, 국토 대부분이 농사가 불가능한 사막인데다 주요 하천인 요르단강(Jordan River) 유역의 연간 평균 강우량이 200㎜로 감소한 상태라 식량 공급을 수입에 의존한다. 2020년 기준 요르단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4,170달러다. 2021년 1~11월 무역적자는 78억 2,400만 요르단 디나르(한화 약 13조 3,460억 원)에 달한다.
요르단과 이스라엘의 자연 국경 일부를 이루는 요르단강. 그 지류인 야르묵 강과 함께 요르단 국민의 생명줄 역할을 한다. 기후 변화로 강우량 빠르게 감소
요르단에서 기후 변화로 인해 강우량이 60%나 감소하면서 지하수도 빠르게 고갈되고 있고, 14개 댐 가운데 6곳에서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냈다. 특히, 시리아 내전 발생 이후 100만 명의 시리아 난민이 요르단으로 밀려들어, 요르단에서 수자원 확보 비용이 매년 6억 달러(한화 약 7,218억 원)가량 증가했다.
사실, 요르단 국민 50~70%가 팔레스타인계 주민인데, 이들 상당수는 팔레스타인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없이는 이스라엘과의 평화적 공존에 반대한다. 그러나, 요르단 국왕은 행정부 수반으로서 다른 입헌군주제 국가의 군주보다 더 폭넓은 권한을 보유한다. 정치학자 왈터 리프만(Walter Lippmann)이 주장처럼, 국내 집단과 여론의 제약을 덜 받는 권위주의적인 요르단 정부가 변화하는 국제환경에 재빨리 적응하여 외교정책에서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을 발휘한 셈이다.
요르단 행정 지도 해수 탈염 기술로 물 부족 해결한 이스라엘
반면, 마찬가지로 물 부족에 시달렸던 이스라엘은 2005년부터 해수 탈염 기술을 도입하여 사람이 음용(飮用)하기에 적합한 담수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고, 이제는 남아도는 물을 중동 지역의 다른 나라로 수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친환경 하수 처리와 재활용 기술에서도 세계적인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이스라엘에서 현재 식수 70%는 해수 탈염을 통해 얻어내고 있고, 하수의 약 85%는 재처리하여 재활용되며, 재활용되는 물의 50%는 다시 농업 용수로서 사용된다. 이스라엘의 한 해 물 수요량은 20억㎥인데, 절반가량을 해수 탈염과 재활용을 통해 확보한다.
한편, 1994년 빌 클린턴(Bill Clinton)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평화협정(Wadi Araba Treaty)을 체결하고 국교를 정상화한 이후, 이스라엘은 매년 요르단에 물 3,000만㎥를 공급해오고 있다.
UAE는 요르단 태양광 발전에 자본 투입
가이스 알 오마리(Ghaith al-Omari) 워싱턴 연구소(Washington Institute) 연구원은 요르단은 전력의 20%를 재생에너지로부터 얻는 재생에너지 분야 선두주자라서, 이스라엘이 재생에너지 수요를 확보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그는 석유 수출 일변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UAE도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를 통해 경제 다변화를 꾀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UAE는 교토 의정서(Kyoto Protocol) 제 6조와 제12조에 규정된 공동이행제도(joint implementation) 및 청정개발체제(CDM, clean development mechanism)에 근거해, 요르단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량 일부를 자국의 감축량으로 인정받는 혜택을 누릴 수도 있다.
비정부 기구도 초국가 채널로 활약
한편, 이스라엘·팔레스타인·요르단에서 활동 중인 비정부기구(NGO) ‘에코피스 미들이스트’(EcoPeace Middle East)가 ‘그린 블루 딜’(Green Blue Deal)이라 불리는 프로젝트를 먼저 제안하면서, 이번 3국 간 협정 체결 과정에서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에코피스 미들이스트는 이번 협정이 “역사적으로 대립한 국가들 사이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상호의존을 증대시켜 평화를 도모할 수 있는 사례로 남을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에코피스 미들이스트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도 유사한 협정을 체결하여 수자원을 공유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요르단과 이스라엘은 과거 서로 수차례 전쟁(1948·1967·1973)을 경험했는데, 경제적 교류를 통한 상호의존을 비가역적으로 심화시켜서 장차 양국 간 전쟁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역내 평화를 달성하고자 한다. 지정학적으로 불안정하여 내전과 전쟁이 잦고, 기후 조건이 열악한 중동 지역에서 이스라엘은 최근 석유 자원 없이도 부국(富國)을 건설한 역할 모델이라는 매력적인 연성 권력(soft power)을 바탕으로 이란의 권력 증대에 두려움을 느끼는 아랍 국가들과의 관계 정상화에도 성공하고 있다.
요르단이 이스라엘로부터 더 많은 양의 물을 공급받게 되면, 비대칭적 상호의존 관계에 따른 취약성이 증가하여 이스라엘에 대한 권력 열세 상태가 심화할 수 있다. 따라서, 요르단 정부는 자체적으로 해수 담수화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에 나서고, 수자원 확보 방안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요르단은 2000년에 시리아 정부와 야르묵 강(Yarmuk River)에 댐을 건설하기로 합의하고, 총 저수용량 1억 1,500만㎥ 규모의 알 웨흐다(Al-Wehda)댐을 2004년에 착공해 2011년 완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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