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에서 가장 작은 나라 몰타(Malta) 공화국작은 나라 이야기 2021. 11. 22. 09:26728x90반응형
몰타 국기에 관한 사항은 헌법 제3조에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다. 지중해의 요새 몰타 공화국
유럽연합에서 가장 작은 나라
몰타는 지중해 중부에 놓인 5개의 섬으로 이뤄진 군도(群島) 국가다. 정식 국호는 몰타 공화국(Republic of Malta)이다. 1964년 영국 의회가 몰타 독립법(Malta Independence Act)을 가결해, 몰타가 독립하여 주권 국가가 되었고 곧바로 유엔에도 가입했다. 1974년 12월 13일에 몰타 정부는 헌법을 개정해, 영국 여왕을 군주로 받드는 입헌군주정에서 의회(House of Representatives)가 선출한 대통령을 국가원수로 하는 내각책임제 공화정으로의 국체(國體) 변경을 단행했다(헌법 제48조). 독립 이후 영연방(Commonwealth) 회원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 기준 몰타의 1인당 GDP는 2만 7,844달러다 국토 총면적은 316㎢로 인천광역시 강화도보다 조금 더 큰 크기다. 면적 246㎢로 가장 큰 섬인 몰타섬에 수도(首都)인 발레타(Valleta)가 위치하고, 53만 8,600명(2021년 기준)으로 집계된 인구 대부분(약 50만 명)이 몰타섬에 집중되어, 몰타섬의 인구 밀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고조(Gozo)와 코미노(Comino) 섬에는(Comino) 사람이 살지만, 켐무넷(Kemmunett)과 필플라(Filfla)섬은 주민이 없는 무인도(無人島)다.
몰타는 북아프리카 대륙의 튀니지·리비아와 각각 290㎢씩 거리를 두어 마주 보고 있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 발생하거나 사헬(Sahel) 및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출발하여 북아프리카 해안에 도착한 후 보트를 타는 난민들이 유럽으로 들어가는 1차 관문 역할을 한다. 특히, 2004년 5월 1일 몰타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면서, 2019년에만 난민 3,500명이 몰타에 상륙하는 등 난민 유입 압력은 한층 더 거세지고 있다.
몰타의 국토방위 주력군 1연대. 몰타는 국토방위 임무를 직업군인에 맡기는 모병제 국가다. 모병제 국가
몰타군(Armed Forces of Malta)은 대대급 보병 부대 3개, 해상 전대(Maritime Squadron), 그리고 비행단(Air Wing)으로 편제되어 있다. 육해공 통합 본부는 국제공항이 자리한 루카(Luqa)에 있고, 몰타군 사령관에는 준장(准將)이 보임된다. 제1연대(1st Regiment)가 국토방위의 주력군이며, 3개의 소총 중대 및 대공 화기를 갖춘 지원 중대가 예하에 편제되어 있다. 해당 부대가 비록 연대라고는 하나, 실제로는 중령(中領)이 연대장에 보임되고 있는 대대급 부대다. 그리고, 해상 전대장과 비행단장 직에도 모두 중령급 장교가 보임된다.
2018년 기준 몰타군 전체 병력 규모는 1,750명으로 1개 여단(旅團)급이다. 몰타군은 장교와 부사관·병(兵)을 자원(自願)에 의해 모집하는 모병제(募兵制)를 시행하고 있다. 몰타군에 복무하기 위해서는 국어인 몰타어 외에도 공식 언어인 영어 구사 능력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갖춰야 한다.
섬나라인 몰타는 배타적경제수역 선포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몰타 정부가 배타적경제수역(EEZ) 선포를 앞두고 있어, 해양법에 관한 유엔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1982)에 근거하여 해상 전대가 행사하고 있는 수역(水域) 관할권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도서(島嶼) 국가인 몰타의 영해(領海)는 3,830㎢인데, 배타적경제수역을 적용하면 국토 면적의 226배나 되는 7만 1,446㎢의 경제수역이 몰타의 관할권 안으로 포섭된다. 한편, 몰타는 1980년대에 대륙붕 경계획정과 석유 시추권 문제를 놓고 리비아와 분쟁을 벌인 바 있다. 당시 해당 사건을 심리한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양국 간 경계획정에 있어서 몰타가 제시한 중간선보다는 약간 몰타 방향으로 올라간 선을 제시했다.
몰타 정부는 부족한 국가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서 투자 이민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투자 이민 제도 때문에 유럽연합과 갈등
몰타 국적법은 국민이 몰타 국적 외 여러 나라 국적을 동시에 보유하는 복수국적을 인정한다(헌법 제22조). 따라서, 외국인이 귀화를 통해 몰타 국적을 취득하더라도 원 국적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몰타 정부는 2020년 11월 국적법을 개정하고, 국내 직접 투자 및 부동산 투자 목적을 골자로 하는 특별한 역무 수행을 위한 외국인의 귀화를 허용하면서 유럽연합과 마찰을 빚고 있다. 유럽연합은 유럽과의 진정한 유대(genuine links)가 없는 외국인의 유럽연합 시민권 취득에 반대한다.
개정 국적법에 따르면, 몰타에 3년 이상 거주한 외국인이 60만 유로(1년 이상 거주 외국인은 75만 유로)를 국가개발사회기금(NDSF)에 투자하면, 귀화 증서(Certificate of Naturalization)와 함께 본인은 물론 배우자·자녀·부모·조부모까지 포함하는 동반 가족에도 몰타 시민권이 부여된다. 투자금은 회수할 수 없다(non-refundable). 몰타 시민권자는 별도의 비자(visa) 없이도 유럽연합 회원국과 미국에 입국할 수 있으며, 유럽연합 설립조약(Treaty on European Union)에 따라 유럽연합 시민권도 함께 부여받는다.
몰타에서 영어가 공식 언어이지만 법정에서는 국어인 몰타어의 사용이 강제된다 유럽연합 법률도 국내 사법체계 안으로 수용
몰타 사법체계에서 헌법은 최상위 법으로서 헌법에 어긋나는 의회 제정법 및 기타 하위의 모든 법령은 무효가 된다(헌법 제6조). 의회는 일반적으로 승인되는 국제법의 원칙과 몰타가 가입한 국제 조약 및 유럽연합 가입조약(2003.04.16.)에 따른 국제적·지역적 의무에 합치되는 방향으로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헌법 제65조 1항).
한편, 유럽연합 규칙(regulations), 지침(directives), 결정(decisions)도 몰타 국내법으로 수용되어 법적 구속력을 발휘한다. 유럽사법재판소(ECJ)의 판결에도 기판력(旣判力)이 있어, 국내 법령이나 국내 재판소의 판결이 이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는 이에 대항하지 못한다. 법정에서는 몰타어의 사용이 강제되나, 헌법은 일정한 조건 하 법정에서의 영어 사용을 허용하는 법률을 형성하도록 입법자인 의회에 입법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헌법 제5조 3항).
몰타의 상징인 몰타 십자(Malta Cross) 로마가톨릭: 몰타 국민의 정체성 형성
로마가톨릭교(Roman Catholic Apostolic Religion)는 몰타인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으며, 국교(國敎)로서의 특권적 지위를 누린다. 로마가톨릭 교회의 권위 있는 기관은 교리(敎理)의 옳고 그름을 지도할 의무·권한을 갖는다. 또한, 국내의 모든 공립학교는 로마가톨릭 신앙의 가르침을 의무 교과과정의 일부분으로 편성해야 하는 등 로마가톨릭 교회는 헌법상 특권(제2조)을 인정받고 있다.
꼭짓점 8개가 있는 몰타 십자(十字)는 1126년 예루살렘에서 창설된 성 요한의 구호소 기사단(Hospitallers of St. John of Jerusalem)에서 유래한다. 구호소 기사단은 1291년 예루살렘을 살라딘이 이끄는 아랍 무슬림 세력에 내주고 난 후에, 본부를 로도스(Rhodes)섬으로 옮겼으나, 1522년 오스만 제국(터키)의 쉴레이만 대제의 공격을 받고 영토적 기반을 상실했다. 그러나, 신성로마제국 황제 카를 5세(Charles V)가 몰타를 구호소 기사단에 양도(讓渡)하면서 기사단은 새 둥지를 찾게 된다. 1566년에 기사단장 장 드 발레트(Jean de Valette)가 발레타 성채를 쌓고, 오스만 제국 함대의 공격을 잘 버텨내어 몰타를 사수하는 데 성공한다.
1950년대 몰타에 주둔했던 영국 함대 영국 해군의 지중해 요새
몰타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eon Bonaparte)가 이끄는 프랑스군에 점령되지만, 2년 후 영국군이 구원에 나서 프랑스군을 몰아내고, 프랑스와 아미앵 조약(Treaty of Amiens)을 체결해 몰타를 다시 구호소 기사단에 반환한다. 하지만, 몰타인들은 기사단이 몰타를 다시 통치하는 것에 반대하고, 입헌 통치를 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영국의 지배를 받아들였다. 영국의 몰타 지배의 대강(大綱)을 규정하는 권리 선언(Declaration of Rights)이 파리조약(Treaties of Paris, 1814~15)을 통해 승인됐다. 이후 영국은 몰타에 지중해 함대 본부를 두었고, 영국의 군사 시설 및 조선소와 관련된 활동은 몰타 경제의 주축이 됐다. 영국이 러시아와 벌였던 크림 전쟁(Crimean War, 1853~56) 당시 몰타에 주둔한 영국 함대가 흑해로 출항하기도 했다.
영국 국왕 조지 6세는 몰타에 조지 십자 훈장을 수여했다 영웅적인 희생
영국과 프랑스는 구원(舊怨)을 청산하고 20세기에 들어와서 해군 군비 팽창의 가속 페달을 밟는 독일을 견제하기 위한 해군협력을 진전시켰고, 프랑스 해군의 브레스트(Brest) 주둔 함대가 지중해에 있는 툴롱(Toulon)으로 이동했다. 이에 1912년 3월 영국 해군상 원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은 몰타에 주둔한 대부분의 지중해 함대를 독일과의 충돌에 대비하여 영국 본토 해역과 지브롤터(Gibraltar)로 이동시켜 영국 함대가 몰타를 빠져나가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1939~45) 동안 몰타는 추축국(독일·이탈리아)의 거센 공세에 직면했고, 많은 몰타인이 피를 흘려가며 국토를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영국 국왕 조지 6세(George VI)는 몰타인의 영웅적인 희생을 기리는 뜻에서 1942년 4월 15일 영국 최고 국민 훈장인 조지 십자(George Cross)를 몰타섬 전체에 수여했다. 조지 십자는 현재 몰타 공화국 국기(國旗) 도안에 포함되어 있다(헌법 제3조 2항). 1947년 영국 정부가 몰타에 자치권을 부여하면서, 몰타가 독립 국가로 가는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오늘날 몰타는 중립국을 표방하며 외국군의 국내 주둔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다 한편, 독립 후 몰타 헌법은 비동맹·중립국을 표방하고(제1조 3항), 외부의 침입에 대응하여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자위권 행사에 필요하거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입각한 조치·행동에 따라야 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국군대 및 그 구성원이 몰타 영토 내에 주둔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하는 조항(제1조 3항 b~d호)을 두고 있다.
작성: 2021년 11월 21일
최종수정: 2021년 11월 21일
728x90반응형'작은 나라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세 중립 포기한 룩셈부르크(Luxembourg) 대공국 (0) 2021.12.29 피레네산맥 속에 있는 작은 나라 안도라(Andorra) 공국 (0) 2021.12.05 세계에서 유일한 이중 내륙국가 리히텐슈타인 공국 (1) 2021.11.18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자유 공화국 산마리노(San Marino) (0) 2021.11.14 세계에서 가장 작은 왕국 모나코 공국, 강대국들의 체스판 유럽에서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0) 2021.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