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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보다 더 작은 이슬람 국가가 생겨날까? 벡타시 종파 주권 국가작은 나라 이야기 2024. 10. 27. 16:00728x90반응형
남이섬보다 더 작은 무슬림 국가가 탄생할 가능성이 생겼다. 남이섬보다 더 작은 나라가 성립할 수 있을까요?
흔히 국가는 지리적 경계와 넓은 영토를 떠올리게 하지만, 때로는 그 상식을 뛰어넘는 사례들이 등장합니다. 최근 알바니아는 이슬람 신비주의 종파인 '벡타시 종파(Bektashi Order)'에게 "미니 국가(micro-state)" 설립을 허용하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 크기가 남이섬보다 작을지라도, 이 새로운 국가는 독립된 주권과 상징성을 가지고 설립될 예정인데, 과연 국제 사회에서 진정한 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1. 벡타시 종파란?
벡타시 종파는 13세기 터키에서 시작된 수피(Sufi) 이슬람 종파로, 이슬람 신앙을 초월해 자유롭고 개방적인 철학을 추구해왔습니다. 한때는 오스만 제국의 예니체리 군단의 정신적 후원자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세기 초 터키가 세속화되면서 금지되었고, 그 후 지도부는 알바니아로 이전하게 됩니다. 특히, 이 종파의 주요 인물들이 1912년 알바니아 독립 선언에 참여하며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독립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들의 신앙은 무슬림 세계의 전통적인 교리와 다소 거리가 있으며, 알바니아, 터키, 북마케도니아 등의 지역에서 소수의 신도들이 지지하는 "평화의 종교"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 세계에 약 2천만 명의 신도가 있지만, 그 중 상당수가 특정 종교보다 철학적 관점으로 이 종파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알바니아 인구의 약 10%가 벡타시에 속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알바니아의 다양한 종교 전통 중에서도 특히 평화와 조화를 강조하는 종파로 알려져 있습니다.
2. 알바니아의 특별한 선택 - '무슬림 바티칸'의 탄생?
알바니아는 전통적으로 종교적 관용을 중요시하는 국가로, 무슬림과 기독교 신자가 함께 어우러져 사는 사회적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벡타시는 이러한 관용의 핵심에 위치하고 있으며, 특히 종교적 극단주의에 반대하는 온건한 이슬람의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알바니아 정부는 벡타시를 "국가적 보물"로 표현하며, 그들의 종교적·문화적 유산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알바니아의 총리 에디 라마(Edi Rama)는 자국의 수도 티라나(Tirana)에 위치한 벡타시 종파의 본부를 독립적인 주권 국가(Sovereign State of the Bektashi Order)로 승인하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이 계획이 실현된다면, 벡타시 종파는 바티칸과 비슷한 형태의 종교적 국가가 될 것입니다. 바티칸이 가톨릭 교회의 본부이자, 로마 교황청의 종교적 본산으로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듯이, 벡타시 종파는 '무슬림 바티칸'의 역할을 자처하며 평화와 관용의 메시지를 전하려 합니다.
이 국가가 탄생하면 축구장 몇 개 정도의 크기에 불과할 정도로 작겠지만, 알바니아의 종교적 관용과 다문화 수용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상징으로 기능할 것입니다. 벡타시 국가의 예정된 크기는 약 10 헥타르(약 100,000㎡)로 면적이 약 46.2 헥타르 (약 462,000㎡)인 남이섬의 약 1/4 크기에 불과합니다. 계획에 따르면, 벡타시 종파의 성직자와 행정 직원만이 국적을 부여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이 국가는 영적 지도자로서의 역할에만 집중할 것이며, 종파의 지도자가 정부 수반을 맡고, 종교 및 행정 업무를 감독하는 위원회가 이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일반 신도나 외부인은 국적을 취득할 수 없고, 오직 벡타시 종파의 성직자와 행정 운영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들만이 이 국가의 시민이 될 수 있습니다.
알바니아의 수도 티라나에 위치한 벡타시 종파의 본부 3. '평화의 종교'를 꿈꾸는 Bektashi
벡타시 종파는 주류 이슬람과는 다른 길을 걸어왔습니다. 폭력을 반대하고, 사랑과 관용을 실천하는 것이 벡타시의 중요한 신념입니다. 그들은 이슬람의 전통적인 금기를 일부 완화해, 여성의 복장 규제나 알코올 금지를 강요하지 않으며, 기독교를 포함한 타 종교와도 열린 관계를 지향합니다. 이로 인해, 벡타시는 종종 "종교라기보다 철학에 가깝다"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벡타시 종파의 지도자인 바바 몬디(Baba Mondi)는 이슬람이 본질적으로 평화의 종교이며, 폭력이나 테러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하게 강조합니다. 종단의 수장으로서 그는 종교 간의 관용과 평화로운 공존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으며,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을 배격하고 이를 단호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의 메시지는 이슬람이 사랑과 관용의 종교임을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으며, 벡타시 국가가 설립될 경우, 이 나라는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평화로운 이슬람의 본보기를 세울 것입니다.
4. 평화를 상징하는 깃발
벡타시 종파의 깃발은 그들이 추구하는 종교적 철학과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깃발이 실제로 벡타시 국가의 국기로 사용된다면, 깃발의 각 요소는 이 국가의 특성과 이상을 국제 사회에 뚜렷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각 요소를 살펴보겠습니다.
평화를 상징하는 녹색 바탕에 흰색 월계수와 12각 별이 담긴 벡타시 종파의 깃발 월계수
깃발 하단의 월계수는 전 세계적으로 평화를 상징하는 전통적 이미지입니다. 이 상징은 벡타시 종파가 내세우는 관용과 화합, 평화의 철학을 잘 반영합니다. 벡타시 종파는 다른 종교와 문화에 대한 포용을 강조하며, 무력 대신 평화로운 공존을 지향하는 종파입니다. 월계수는 이러한 벡타시 핵심 가치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녹색 바탕
깃발의 녹색 배경은 이슬람의 상징색으로, 신성함과 거룩함을 나타냅니다. 이슬람 문화에서 녹색은 종교적으로 중요한 색이며, 알라에 대한 헌신을 의미합니다. 벡타시 종파는 신비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개방적이며, 이러한 신앙적 특성이 녹색 배경을 통해 드러납니다. 또한 녹색은 자연과 생명을 상징하기도 하며, 벡타시가 추구하는 평화롭고 포용적인 삶의 자세를 담아냅니다.
12각 별
깃발 중앙의 12각 별은 시아파 이슬람의 전통적 상징으로, 12명의 이맘을 상징합니다. 벡타시 종파는 시아파의 한 갈래로 시작되었으며, 영적 지도자인 이맘 전통을 존중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벡타시는 주류 시아파와는 다소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12각 별은 그들의 시아파적 뿌리와 역사적 연결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줍니다. 이는 그들이 존중하는 영적 유산을 드러내며, 동시에 그들의 정체성을 부각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5. 국제 사회에서의 도전 과제
물론 벡타시 국가의 설립이 쉽게 인정받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란과 같은 시아파 국가나 일부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들은 벡타시 종파를 이단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그들의 국가 설립을 공식적으로 인정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특히,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와 같은 주요 무슬림 국가들이 벡타시 종파의 독립 국가로서의 지위를 승인할 가능성은 낮을 수 있습니다. 이 국가들은 대부분의 경우 전통적인 이슬람 교리와 가치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으며, 특정 종파에 대해 경계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벡타시 종파는 정치보다는 영적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세속적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국제적인 인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자료 : The Economist, The New York Times, La Croix
Hopes for religious harmony come to life in the Muslim Vatican
Albania wants to put the “state” in “Islamic state”
www.economist.com
Albania Is Planning a New Muslim State Inside Its Capital
Prime Minister Edi Rama says he wants to give members of the Bektashi, a Shiite Sufi order, their own Vatican-style enclave as a way of promoting religious tolerance.
www.nytimes.com
Albania plans to establish a 'sovereign state' for Bektashi Muslims in Tirana
The Albanian government is planning to create a “sovereign state” for the Bektashi, a Sufi Muslim order, modeled after the Vatican, occupying several hectares in the capital city of Tirana.
international.la-croi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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